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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장문)게이.. 삶과 연애에 대한 푸념글

익명_4177bc72

7개월 전

저는 비교적 늦게 자신이 게이라는 걸 알게 된 후로, 연애나 커뮤니티 활동에는 큰 관심 없이 지내왔습니다.

몇 번의 연애를 통해 배신을 겪었고, 잭디 같은 어플을 사용해 여러 게이분들을 만나보면서 게이 커뮤니티와 연애에 대한 몇 가지 편견이 생겼습니다.

번개나 양다리 같은 비밀스러운 만남이나 진정한 사랑과 우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부정적인 생각이 마음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처음 종로에서 접한 낯선 분위기 역시 거리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후 베어 체형이란걸 알게되고 관심이 생겨 ‘9몬스터’와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는데, 외모에 대한 관심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생기더군요.

사람들로부터 “인기 많을 것 같다”거나 “잘 팔리겠다” 같은 말을 들으면서 과분한 관심을 받기도 했기 때문에요.

결국 멋지고 예쁜 분들과 연애를 하기도 했지만, 그분들 대부분이 뒤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다 자기랑 못만나는 잔바리들이 하는 소문이라고 하니

게이들을 정말 소문을 잘 만들고 퍼트리는구나~ 생각했죠

그러다 보니 게이 커뮤니티에 대한 반감이 점점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곰곰이 생각해버니 그분들은 특히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치게 강해 보였어요.

저에겐 오히려 자존감이 낮은 방어기제처럼 느껴졌습니다.

외모로만 자신을 증명하려는 모습에서 오히려 공허함이 느껴졌고, ‘이쁜 사람들은 내가 골라 만난다.“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죠

심지어 연인인 저에게도 살을 빼라거나 본인보다 외모가 떨어진다는 식의 평가를 서슴지 않더군요.

결국 외모 중심의 가치관과 인정받으려는 분위기에 지쳐 현재는 연애보다는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외모 지상주의의 세계 속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연애와 삶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저는 장난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그런지 외모 중심의 분위기와 자뻑 문화 속에서 정말 진실한 사랑과 우정이 있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은둔형으로 친구 하나 없는 아저씨가 글 남겨봅니다. 젊고 멋진 게이 선배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사실 저 역시 외모에 대한 인정 욕구가 있었던 만큼, 당시 파트너에게 칭찬과 관심을 바랐던 것 같습니다. 그분들은 정말 셀럽이자 유명한 분들이었고, 가끔 그분들의 닉네임이 여기저기서 보이기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