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분노조절잘해된 썰 (1편)
1편. 3층의 한량
만물이 생동하는 5월이라지만, 내 신경은 잔뜩 곤두서 무채색으로 말라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3층 그 양반 계약 만료일이 정확히 언제라고 하셨죠?"
"아마 8월쯤일 게야. 그때까지만 총각이 눈 딱 감고 조금만 참아봐. 계약 연장은 어림도 없으니께. 뭣 하러 그런 인간 때문에 이사까지 가려고 그래?"
수화기 건너편 주인의 사람 좋은 너털 웃음 소리가 나를 달랬다. 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이의 위로는 얄팍하기 그지없었다.
"직접 겪어 보시지 않으면 그런 말씀 못 해요. 차라리 정해진 루틴이라도 있으면 알아서 피하기라도 하겠죠. 그런데 평일이고 주말이고 예고없이 패거리를 끌어들여 소음을 쏟아내는데, 제가 신경쇠약에 안 걸리고 배기겠어요?"
내 날 선 반응에도 주인은 그저 혀를 끌끌 차며 맞장구를 쳤다.
"내 말이 그 말이야. 그 집 들어오고 나서부터 단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어. 어디 그뿐이야? 1층 상가 입구 앞까지 차로 턱 하니 막아놔서, 그거 중재하느라 내가 얼마나 진땀을 뺐는지 알아?"
"1층 상가는 또 왜요?"
"작년 12월쯤이었나? 거기가 식당이라 식자재나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어야 하는데, 3층 그 위인이 입구를 떡하니 틀어막은 거지. 그러고는 꼬박 일주일을 안 빼주더란다. 식당 주인이 제발 차 좀 빼달라고 사정사정을 해도 들은 척도 안 하길래, 보다 못한 내가 나서서 다른 데 세우면 안 되겠냐고 타일렀지. 그랬더니 글쎄, 나한테까지 눈을 부라리며 성질을 부리지 않겠어? 주차비 내줄거냐 그러더라 싸가지없는 새끼."
"아니, 출퇴근도 안 한답니까? 왜 차를 며칠씩이나 그 자리에 방치한대요?"
"보아하니 백수 신세가 된 것 같더라고. 원래는 어디 건설 현장 일용직을 뛴다느니, 에어컨 청소를 한다느니 주워들은 것 같은데... 하여튼 일감이 끊겨서 나갈 일이 없으니 차도 안 빼고 버틴 모양이야. 아무튼 그 속 시끄러운 짓거리도 끝이 보여. 8월말 되면 얄짤없이 방 빼라고 할 테니까, 2층 총각도 그때까지만 조금만 더 견뎌봐."
집주인과의 통화를 마친 뒤, 바짝 곤두섰던 신경이 한결 누그러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우선은 참아보자. 지금 가진 보증금으로 이 동네에서 이만한 평수의 집을 구하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게다가 직장까지 고작 10분 컷. 이만한 조건의 보금자리를 다시 찾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었다.
듣자 하니 3층의 그 위인, 나와 연배도 엇비슷하다던데. 나는 번듯한 직장에 다니며 부모님 도움 일절 없이 알음알음 돈을 모아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 머지않아 내 집 마련이라는 청사진까지 그리고 있는 처지 아닌가. 반면 그 나이 먹도록 보증금 까먹으며 월세방을 전전하는 한량이라니. 심지어 그나마 하던 일마저 잘려서 한 달간이나 백수 신세였다고? 이 대목에 이르자, 내 안의 얄팍한 우월감이 고개를 치켜들며 묘한 승리감마저 안겨주었다.
게다가 오는 8월, 계약 만료와 동시에 그 인간을 미련 없이 내쫓겠다는 집주인의 완벽한 시나리오까지 더해지지 않았는가. 유난히 상쾌한 기분으로 출근길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산뜻한 기분으로 현관문을 나서려는 찰나, 위층에서 누군가 계단을 밟고 내려오는 기척이 들렸다. 시간을 보아하니 보나 마나 그 녀석이었다. 나는 굳게 닫혀 있던 문을 활짝 젖히고, 보란 듯이 그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어이구! 안녕하세요!"
평소엔 인사도 없던 내가 호기롭게 반갑다는 듯이 인사를 건내니 그 녀석이 당혹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멋적게 인사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출근하시나 보네요."
"아... 네..."
"하하하, 그렇구나. 어제도 아주 새벽까지 친구분들이랑 오붓한 시간 보내시던데, 지금 출근하면 안 피곤하세요?"
"......"
"아휴, 신경 쓰지 마세요! 저도 요즘 밤잠이 확 줄어서요. 새벽 3시까지는 거뜬하답니다!"
아, 이 알량하고도 짜릿한 통쾌함이란. 쫓기듯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뒤로하고 허둥지둥 계단을 내려가는 녀석의 뒤통수에 시원한 일격을 가한 기분이었다. 하긴, 네놈이 이사 온 직후부터 지금까지 내가 겪은 불면의 밤과 고통에 비하면 이깟 빈정거림이 대수일까?

그런데 승리감에 도취해 발걸음을 옮기던 중, 머릿속 한구석에서 문득 서늘한 의문 하나가 피어올랐다.
'가만, 저 새끼 처음 이사 왔을 때부터 저렇게 구제 불능이었나?'
아니었다. 주인의 말마따나 그 녀석이 처음 이사 온 작년 여름부터 가을 무렵까지는 층간소음이 이토록 심각하지 않았다. 어쩌다 한 번 친구들이 놀러오기도 하고, 여자 한 명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였던 것 같다.
본격적인 지옥문이 열린 건 겨울의 초입인 12월부터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끔찍한 소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를 잃고 방황했던 백수 기간이 고작 한 달 남짓이라면, 대체 왜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매일 밤 저 지랄맞은 연회를 벌이고 있는 걸까? 무언가 아귀가 맞지 않았다.
계속
아니 익명으로 자유롭고 유쾌하게 써보려고 했는데
왜 댓글로 게시자가 누군지 쓸데없이 추정하고 그러는지 모르겠네?
게이 소설 써보고 싶어서 나름 오래 상상하고 삽화로 쓸 AI 이미지도 만들어 본 건데, 사진 하나 보고 평소 내 취향이 어떤 지 알고서 캐 본 건지 모르겠으나, 솔직히 유쾌하지 않으니까 익명글에 그런 짓은 안 했으면 싶음
그래서 어차피 내가 쓴 글인 건 아는 것 같고 그냥 닉네임 노출한 상태로 남김
익명으로 댓글 받아야 더 재밌는 댓글 많아질 것 같아서 익명으로 올려본건데 짜치네
암튼 소설을 썰처럼 풀어서 시작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윗 집에 사는 백수 때문에 층간 소음으로 고통 받는 커뮤니티 썰을 보고 영감이 떠올라 만들어보는 소설임 댓글로 앞으로 어떤 전개를 원하는지 적어주셈 반영해서 맛깔나게 써보려고 노력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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